김영훈 청문회 주적 논란, 북한은 아니고 북한군은 맞다? — 국방백서 30년 딱지 싸움
장관 후보자는 왜 주적이라 하지 못했나, 북한은 적인가 위협인가
2025년 7월 16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한민국의 주적은 누굽니까?」라는 물음에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트리는 모든 세력」이라고 답했고, 북한도 포함되느냐고 다시 묻자 「북한은 주적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라고 했습니다. 30초 뒤, 주적은 북한군과 북한 정권이라는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말에 반대하느냐고 묻자 「국방부 장관 말씀에 동의합니다」, 「북한군과 북한은 다르지 않습니까?」라고 했습니다. 북한은 아니고 북한군은 맞다는 이 대답은 국방백서가 그어 온 선과 같습니다. 헌법은 북한 땅을, 대법원은 북한 주민을 대한민국의 것으로 보기 때문에 백서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에만 적이라는 딱지를 붙입니다. 그 딱지는 1995년부터 정부가 바뀔 때마다 붙었다 떨어졌고, 올해 말 이재명 정부의 첫 국방백서를 앞두고 국방부와 통일부의 말이 다시 갈렸습니다. 국회방송 생중계, 국방백서 원문, 법령·판례와 보도로 정리했습니다. ── 출처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국회 환경노동위원회, 2025.7.16.) — 국회방송 생중계 · 대한민국헌법 제3조 — https://www.law.go.kr/법령/대한민국헌법 · 대법원 1996. 11. 12. 선고 96누1221 판결 · 국방백서 1995~1996·1999·2000·2004·2008·2010·2018·2022 — 국방부 정책자료집 https://www.mnd.go.kr/mnd/173/subview.do · 1994.3.19. 판문점 남북 실무대표 접촉 「서울 불바다」 발언 — 뉴데일리 2015.8.24. 보도 인용 ·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국회 외교통일위원회, 2025.7.14.) — 국회방송 생중계 ·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국회 국방위원회, 2025.7.15.) — 국회방송 생중계 · 국방부 정례브리핑(이경호 부대변인, 2026.6.18.) — 국민TV 「[부처브리핑] 국방부 "북한은 우리의 적, 입장 변함없다"」 · 통일부 당국자 발언(정부서울청사, 2026.6.18.) — 디지털타임스·파이낸셜뉴스·한국경제 2026.6.18. 보도 인용 · 2026 국방백서 연말 발간 예정 — 국방부 정례브리핑 2026.6.18. · 파이낸셜뉴스 2026.9.11. · 지도 — Natural Earth (public domain) · 사진 — 아래 「유튜브 설명」의 사진 크레딧과 같다 당신이라면 어느 쪽입니까. 백서에 「적」을 남길지, 「위협」으로 바꿀지 고르고 근거를 남길 수 있습니다. 출처 원문과 정정 기록도 여기 있습니다 — https://jjhaebu.com/010 이 영상에는 합성 음성과 AI로 만든 음악이 쓰였습니다.
왜 「북한」이라고 못 했나
2025.7.16.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0:00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인 김영훈은 「북한이 주적」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왜 북한을 주적이라고 하지 못하는 걸까요? 북한 편이라서? 하지만 30초 뒤 김영훈 후보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북한은 주적이라고 못 하더니, 북한군은 주적이랍니다. 북한 편이라면 못 할 말입니다. 그럼 처음엔 왜 「북한이 주적」이라고 못 했을까요.
답은 「북한」이라는 말 안에 있었습니다.
「북한」이라는 말 안
땅 · 사람 · 정권과 군대▶ 0:46
「북한」이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김정은, 미사일, 열병식. 그런데 「북한」이라는 말 안에는 그보다 많은 게 들어 있습니다. 먼저 땅이 있습니다. 그 땅에 2천만 넘는 사람이 삽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다스리는 정권과 군대가 있습니다.
북한은 이렇게 세 겹입니다.
딱지는 어디에
국방백서 2022 · 헌법 제3조 · 대법원 1996.11.12. 96누1221▶ 1:06
그럼 이 세 겹 중에 적은 어디일까요? 국방부는 답을 정해 놨습니다. 국방백서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 정권과 군대에만 딱지를 붙였습니다. 땅과 사람에는 안 붙였습니다. 붙일 수가 없습니다. 헌법에는 북한 땅도 대한민국 땅이라고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거기 사는 사람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주적」이라고 통째로 말하면, 우리 땅과 우리 국민까지 적이 됩니다. 북한은 안 되고, 북한군은 된다.
김영훈 후보자의 대답은 국방부가 그은 선 그대로였습니다.
30년째 붙였다 뗐다
국방백서 1995 · 2004 · 2010 · 2018 · 2022▶ 1:46
그런데 더 답답한 게 있습니다. 이 딱지, 30년 동안 붙었다 떨어졌다 했습니다. 1994년 김영삼 정부, 북한 대표가 회담장에서 「전쟁이 나면 서울은 불바다가 된다」고 위협합니다. 다음 해 국방백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통째로 주적이라 합니다. 2004년 노무현 정부, 「주적」이 빠지고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바뀝니다. 2010년 이명박 정부, 천안함이 가라앉은 해, 북한 정권과 북한군에만 「적」이 다시 붙습니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남북 정상이 세 번 만난 해, 「적」 문장에서 「북한」이라는 이름이 빠집니다. 대신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이 적이 됩니다. 어디서 들어 본 말 같죠? 김영훈 후보자의 첫 대답과 닮았습니다. 2022년 윤석열 정부,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장이 돌아옵니다. 「적」을 붙인 건 보수 정부, 뗀 건 노무현·문재인 정부였습니다. 그사이에도 휴전선 너머 북한군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바뀐 건 딱지뿐입니다.
그리고 지금
2025.7. 인사청문회 · 2026.6.18. 국방부 정례브리핑▶ 2:56
그리고 2025년 여름, 이재명 정부. 이번엔 같은 정부 안에서 말이 갈립니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북한이 주적이 아니라 위협이라고 했습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라고 했습니다. 김영훈 후보자는 1분 반 사이에 통일부 쪽에도, 국방부 쪽에도 동의했습니다. 답답했던 그 장면은, 사실 한 정부 안의 두 목소리 사이에 낀 장면이었습니다. 올해 6월, 국방부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다시 못 박았습니다. 통일부는 주적으로 규정해 놓고 평화공존은 할 수 없다며 바꾸자고 합니다. 올해 말, 이재명 정부의 첫 국방백서가 나옵니다.
딱지는 붙어 있을까요, 떨어질까요?
북한, 어디까지요
땅 · 사람 · 정권과 군대▶ 3:43
주적이 누구냐. 답이 정해진 쉬운 질문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북한」이라는 말 안에는 땅과 사람과 정권이 같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누가 「주적이 누구냐」고 물으면, 이렇게 되물어 보세요.
북한 어디까지요? 땅이요, 사람이요, 정권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