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0원은 누가 냈나 —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15%와 배민 상생요금제
배달비 0원, 그 돈은 어디로 이사 갔나? 돈가스 한 접시로 썰어 본 배달앱 수수료
2026년 10월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공정거래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플랫폼이 무료배달로 시장을 키웠다는 자화자찬을 「대국민 기만극」이라 부르며, 입점업체가 돈가스 하나를 팔면 플랫폼이 6,943원을 가져간다는 자료를 내놨습니다. 의원 자료를 옮긴 보도(디지털데일리·ZDNet·아이뉴스24·MTN)는 1만 8천 원짜리 돈가스, 판매가의 38.6%라고 썼습니다. 의원은 질의에서 「1만 4천 원짜리 돈가스」 「음식값의 절반」이라고 말했는데, 38.6%는 6,943 ÷ 18,000 과 맞아 영상은 자료 쪽(1만 8천 원)을 따랐습니다. 6,943원의 항목별 내역은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해 총액만 말했습니다. 돈가스 한 접시를 앱(중개수수료) · 결제 수수료와 광고비 · 배달비 · 가게 몫으로 썰어 봅니다. 2024년 3월 쿠팡이츠가 와우 회원 무제한 무료배달을 내걸자 배민은 4월 누구나 받는 알뜰배달 무료 쿠폰으로 맞섰고, 그해 8월 배민은 중개수수료를 6.8%에서 9.8%로 올리는 대신 가게 부담 배달비를 400~600원 내렸습니다(2,500~3,300원 → 1,900~2,900원). 1만 8천 원 돈가스라면 수수료 +540원과 배달비 -400~600원이 거의 비기고, 주문이 2만 원을 넘으면 어느 가게든 더 냅니다(쟁점해부 계산). 국회 검토보고서는 구독자에게 무료배달을 주고 실제 배달 비용은 입점업체에 넘긴다는 갈등을 적었습니다. 상생협의체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배민·쿠팡이츠가 낸 상생요금제는 거래액 하위 20% 가게의 중개수수료를 2%로 크게 내렸지만, 상위 35% 가게는 9.8%에서 7.8%로 내리는 대신 가게 부담 배달비를 1,900~2,900원에서 2,400~3,400원으로 올렸습니다. 상위 35% 가게가 1만 8천 원 돈가스를 팔면 수수료로 덜 내는 돈이 360원, 배달비로 더 내는 돈이 500원입니다(쟁점해부 계산 — 주문 금액이 2만 5천 원을 넘으면 거꾸로 가게가 덜 냅니다). 정무위원회에는 배달앱 수수료 법안 세 건이 계류 중입니다(상한을 두는 건 이강일·박정훈 안). 이강일 안은 중개·결제 수수료와 광고비를 합쳐 거래금액의 15%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고(배달비는 따로 상·하한), 국민의힘 박정훈 안은 배달비까지 합쳐 매출액의 15% 이하, 김남근 안은 영세업체 우대 이용료입니다. 1만 8천 원 돈가스라면 15%는 2,700원인데, 상위 35% 가게가 내는 배달비만 2,400~3,400원입니다. 같은 당 김재섭 의원은 포장 수수료 같은 다른 이름의 수수료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걱정했고, 공정거래위원장은 법이 통과되면 시행령으로 막겠다고 답했습니다. 국회 검토보고서에 실린 공정위 의견은 「일률적으로 15%의 상한을 설정하는 것은 신중」, 인터넷기업협회·온라인쇼핑협회는 시장경제 원리에 반한다는 입장입니다. 2020년 15% 상한을 둔 미국 도시들을 분석한 연구는 규제 대상 독립 식당 매출이 줄고 체인점이 늘었으며 배달비가 손님에게 넘어갔다고 봤고, 공정위는 이를 플랫폼이 규제 대상 식당을 후순위로 홍보한 탓으로 봅니다. 같은 국감에서 이강일 의원은 가게가 건당 내는 배달비 3,400원이 「실제 라이더한테 가는지 … 입점업체도 모르고 소비자도 모르고 정부도 알 길이 없지 않습니까?」라고 물었고, 민병덕 의원은 가게 공지란에서 「수수료」 「전화 주문」 같은 말이 금지어라고 짚었습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거래 룰을 정하는 데 최대한 플랫폼이 유리한 방향으로 정하는 건 맞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손명수 의원은 배민이 「배민 온리」를 공정위 조사 뒤 「프로모션 온리」로 바꿨다고 지적했습니다. 업계 단체(인터넷기업협회·온라인쇼핑협회)는 국회에 낸 의견에서 예전엔 가게가 배달비 대부분을 소비자에게 넘겨 지금의 분담 구조가 됐다고 반박했습니다(검토보고서 각주 27). 상한제 우려를 짚은 김재섭 의원도 「저도 여기에 대해서 명확한 대답은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회방송 생중계, 법률안 원문, 국회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와 보도로 정리했습니다. ── 출처 · 2026년 국정감사 정무위원회 — 공정거래위원회 등(2026.10.12.) — 국회방송 생중계 1부 ·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이강일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213454) 원문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 국회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 —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박정훈 의원 대표발의, 2213519) · 음식배달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등에 관한 법률안(김남근 의원 대표발의) ·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12차 회의결과(2024.11.) — 위 검토보고서 수록 · 쿠팡이츠 와우 무료배달(2024.3.) · 배민 알뜰배달 무료 쿠폰(2024.4.1. 발표) — 비즈워치 2024.4.1. 보도 · 배민 배민1플러스 중개이용료 인상(2024.7.10. 발표, 8.9. 적용) — 바이라인네트워크 2024.7.10. 보도 · 쿠팡이츠 포장 주문 중개이용료 6.8%(2026.4. 적용) — 뉴스핌·파이낸셜뉴스 2026.2.26. 보도 · Li, Zhuoxin & Gang Wang (2025). Regulating Powerful Platforms: Evidence from Commission Fee Caps.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36(1):126–140. https://doi.org/10.1287/isre.2022.0191 · 썸네일 사진 — 아래 「유튜브 설명」의 사진 크레딧과 같다 당신이라면 어느 쪽입니까. 배달앱 수수료에 상한을 씌울지, 시장에 맡길지 고르고 근거를 남길 수 있습니다. 출처 원문과 정정 기록도 여기 있습니다 — https://jjhaebu.com/013 이 영상에는 합성 음성과 AI로 만든 음악이 쓰였습니다.
배달비 0원인데
2026.10.12.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 공정거래위원회▶ 0:00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이 내놓은 자료는 돈가스 한 접시입니다. 1만 8천 원짜리입니다. 가게는 이걸 하나 팔 때마다 열 줄 중 네 줄을 배달앱에 냅니다. 그런데 손님 영수증에서 배달비는 공짜였습니다. 도대체 그 배달비는 누가 낸 걸까요? 한쪽 당만 하는 얘기일까요? 같은 날 국민의힘 {김재섭=김 재섭} 의원은 이런 말을 합니다. 수수료를 깎아 줬더니 가게가 내는 배달비가 올랐다는 겁니다.
돈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자리만 옮겨 이사 갑니다.
공짜가 된 배달비는 어디로 이사 갔을까요?
접시 위 네 칸
배달앱 주문 한 건에서 가게가 내는 돈 — 중개수수료 · 결제 수수료와 광고비 · 배달비▶ 0:50
배달앱으로 시킨 돈가스 한 접시는 네 칸으로 나뉩니다. 첫 칸은 앱이 가져가는 중개수수료. 손님을 이어 준 값입니다. 둘째 칸은 카드 결제 수수료와 앱 화면에 가게를 띄우는 광고비. 셋째 칸은 배달비. 라이더 몫인데, 가게도 일부를 냅니다. 남은 칸이 가게 몫입니다. 재료값, 월세, 알바비가 모두 여기서 나갑니다. 그럼 6천9백43원은 칸마다 얼마씩일까요? 저희도 찾아봤습니다. 공개된 칸별 내역은 찾지 못했습니다. 이 의원도 국감에서 배달비 칸을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 칸들은 무료배달 뒤에 어떻게 옮겨 갔을까요?
첫 번째 이사
쿠팡이츠 와우 무료배달(2024.3.) · 배민 알뜰배달 무료(2024.4.) · 배민 중개이용료 6.8% → 9.8%(2024.8.) · 정무위 검토보고서▶ 1:37
2024년 봄, 쿠팡이츠와 배민이 차례로 배달비 0원을 내겁니다. 손님은 일단 배달비에서 풀려났습니다. 같은 해 여름, 배민은 수수료를 올리고 가게가 내는 배달비는 깎아 줍니다. 올린 쪽은 퍼센트고, 깎은 쪽은 정해진 금액입니다. 그래서 주문이 2만 원을 넘으면 어느 가게든 전보다 더 냅니다. 우리 돈가스 한 접시가 딱 그 언저리입니다. 가게 쪽은 손님이 안 낸 배달비가 가게 접시로 넘어왔다고 말합니다. 업계 단체의 말은 거꾸로입니다. 예전엔 가게가 배달비 대부분을 손님에게 넘겼다는 겁니다.
어쨌든 손님 칸이 0원이 된 그해, 큰 주문을 받는 가게일수록 더 냈습니다. 첫 번째 이사입니다.
두 번째 이사
상생요금제 —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12차 회의결과(2024.11.) · 정무위 검토보고서▶ 2:22
그러자 정부가 앱과 가게를 한 테이블에 앉혔습니다. 상생협의체입니다. 합의는 끝내 못 했습니다. 앱들은 각자 요금표를 내놓습니다. 장사가 덜 되는 가게는 수수료가 크게 내렸습니다. 많이 파는 가게는 9.8%에서 7.8%로 내렸습니다. 그런데 요금표엔 칸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처음에 들은 {김재섭=김 재섭} 의원의 말이 이 칸입니다. 많이 파는 가게는 수수료가 내린 대신 배달비가 올랐습니다. 이번엔 거꾸로입니다. 깎은 쪽이 퍼센트, 올린 쪽이 정해진 금액입니다. 그래서 많이 파는 가게는 이 돈가스 한 접시를 팔면 전보다 1백40원을 더 냅니다.
한 칸을 누르면 옆 칸이 부풉니다. 이걸 풍선 효과라고 합니다. 두 번째 이사입니다.
세 번째 이사
의안 2213454(이강일 대표발의) · 2213519(박정훈 대표발의) · 김남근 대표발의안 정무위 계류 · 정무위 검토보고서(정부 의견) · 2026.10.12. 정무위 국감 · Li & Wang(2025)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3:09
그래서 국회엔 앱이 가져가는 칸에 한도를 두자는 법안이 나왔습니다. 수수료 상한제입니다. 이강일 의원 안은 중개수수료, 결제 수수료, 광고비를 한데 묶어 15%를 못 넘게 합니다. 국민의힘 {박정훈=박 정훈} 의원 안은 배달비 칸까지 넣어 15%입니다. 이 돈가스면 한도는 2천7백 원. 그런데 많이 파는 가게의 배달비 칸 하나가 최대 3천4백 원입니다. 미국이 먼저 해 봤습니다. 2020년 뉴욕,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들이 15% 한도를 걸었습니다. 한 연구를 보면, 이번엔 배달비가 손님 쪽으로 이사 갔습니다. 상한을 받은 동네 식당은 매출이 줄고, 체인점은 늘었습니다. 공정위는 이걸 앱이 상한 걸린 가게를 손님에게 덜 보여 준 탓으로 봅니다. 국감에선 이름만 바꿔 다는 일이 이미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재섭=김 재섭} 의원은 한도를 걸면 포장 주문처럼 접시 밖으로 샐 수 있다고 봅니다. 공정거래위원장의 답입니다. 다만 국회 검토보고서에 실린 공정위 의견은 일률적인 15% 상한은 신중해야 한다는 쪽입니다.
배달앱 수수료 법안 셋은 아직 정무위원회에 머물러 있습니다. 한도가 걸리면, 이번엔 어느 칸이 부풀까요?
누구 접시에서
중개수수료 · 결제 수수료와 광고비 · 배달비 · 가게 몫▶ 5:05
풍선 효과를 걱정한 {김재섭=김 재섭} 의원도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이라면요? 1번, 칸에 한도를 건다. 2번, 시장에 맡긴다. 어느 쪽이든, 다음에 배달비 0원을 보면 이렇게 물어보세요.
이 공짜 배달비, 어느 칸에서 이사 온 건가요? 가게요, 앱이요, 내 접시요?